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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도 반도체 효과...1년 전과 뒤바뀐 흑자 전망경로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3.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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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올해 첫달 경상수지가 30억달러를 웃도는 흑자로 9개월째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주력품목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50% 넘게 늘어나 1월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면서 상품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간 영향이 컸다. 

사상 최악의 경상 수급을 보였던 1년 전과 달리 호조세의 상품 수출을 중심으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다져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첫달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돼 9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다만 연말 연초 계절적 요인으로 지난해 마지막달(74억1000만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절반 넘게 줄었다.

1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효과로 상품수출이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1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효과로 상품수출이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5월 플러스로 돌아선 경상수지가 새해 들어서도 흑자를 이어간 데는 반도체 호조세를 앞세워 20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수출 효과가 컸다.

수출(552억2000만달러)이 1년 전보다 14.7% 급증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고, 수입(509억8000만달러)은 8.1% 줄어 11개월 연속 내림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상품수지(수출-수입)는 42억4000만달러 흑자로 10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수출은 2022년 5월(21.6%)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증가해 수출 우상향 기울기를 키웠다. 특히 전체 수출보다 한 달 늦게 플러스 전환한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52.8%나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11월 각각 10.8%, 19.0% 늘어났던 반도체 수출은 해가 바뀌면서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에 기저효과까지 맞물리면서 2017년 12월(64.9%)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로 커졌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하고 있다"며 "국가별로 중국에서 수요가 늘고 있고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지속하는 등 반도체 경기 회복세는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대중국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16% 증가, 20개월 만에 마이너스 고리를 끊어내면서 수지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중 반도체 수출(통관기준)은 지난해 12월 증가 전환한 뒤 지난 1월 44% 급등한 뒤 지난달 1∼25일에도 26.7% 늘었다. 최대 수출품목이 최대 수출국으로 향하는 통상 로드가 회복되면서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지난달 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17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로 2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출국자 증가 속에 여행수지 적자(-14억700만달러)가 3개월 연속 늘어난 영향으로 서비스수지도 석 달째 적자 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수지처럼 만성적자인 이전소득수지(-1억5000만달러)도 15개월째 적자가 지속됐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두 달째 플러스이지만 흑자 폭은 전월(24억6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플러스 규모(13억5000만달러)가 한 달새 40% 급감한 영향이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경상수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1년 전과 비교해 증가 전환한 만큼 올해 경상 수급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난해 1월 경기 둔화를 예고하듯이 경상수지는 42억달러 적자로 곤두박질치며 관계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상품수지도 수출 감소세가 본격화하면서 역대 최대 적자(-7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 부진을 상쇄한 것은 본원소득수지였는데, 66억7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로 송금할 때 법인세 혜택을 주는 익금불산입제도 도입을 통한 제도개선 덕에 해외 자회사 이익 잉여금이 국내로 대규모 환류가 시작된 영향이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경상수지 흑자 전망 경로는 1년 전과 뒤바뀌었다. 지난해 상반기 본원소득수지가 185억달러 흑자로 상품수지 적자(-34억달러)를 메웠지만, 하반기에는 상품수지가 425억달러 흑자로 반등하고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131억달러로 축소됐다. 그간 누적됐던 해외 자회사 수익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환류된 것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새해 첫달도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년 전과 견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올해는 그 효과가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송 부장은 "16억달러대 흑자는 예년 1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1월만 보고 앞으로의 향방을 예측하기엔 한계가 있으나, 작년에 비해 본원소득수지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로 볼 때, 특히 해외 자회사 중 글로벌 IT 회사 같은 경우 글로벌 IT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예년보다는 양호한 수준의 축소 흐름을 예상했다.

결국 올해 경상수지 개선 경로는 상품수지 흑자 폭 확대로 수렴된다. 지난달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지난해(355억달러)보다 46% 늘어난 520억달러다. 그중 상품수지 흑자 폭은 632억달러 흑자로 지난해(341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나는 반면 본원·이전소득수지 흑자 규모(271억달러→139억달러)는 절반 가까이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올 상반기 경상수지, 상품수지 흑자 전망치는 각각 198억달러, 280억달러에 달하는 데, 월평균 각각 33억달러, 46억달러 이상 흑자를 올려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 송 부장은 "통관 기준 무역수지 2월 지표를 보면 흑자 규모가 1월에 비해 40억달러 가까이 확대돼 2월에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반기에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 폭을 지속하고, 하반기에는 흑자 폭이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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