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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기대심리 20개월만에 최저..실제 물가와 견준 둔화 속도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12.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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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우려에 위축됐던 소비자 심리가 5개월 만에 개선됐다. 향후 금리·물가 수준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제 인식과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반등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의 통화긴축 종료 관측이 확산하면서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고, 향후 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안정화로 물가 상승 폭이 재둔화한 영향을 받아 20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4분기 수출 플러스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회복의 변수였던 금리·물가 불안심리가 진정되는 흐름이다.

하반기 들어 석유류와 농산물가격 상승으로 좀처럼 꺾이지 않던 기대 인플레인션율이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하반기 들어 석유류와 농산물가격 상승으로 좀처럼 꺾이지 않던 기대 인플레인션율이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심리지수(CCSI)는 99.5로 전월 대비 2.3포인트(p) 올랐다. CCSI는 5개월 연속 오름세가 멈춘 지난 8월(103.1)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마지막 달에 상승 전환했다. 다만 지수가 100을 넘어야 장기 평균(2003~2022년)보다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뜻하는데, 9월(99.7), 10월(98.1), 11월(97.2)에 이어 여전히 100을 넘지는 못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가계재정·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는 6개 지수로 산출하는데, 전월과 비교해 5개 지수가 상승했다. 소비지출전망지수(111)만 11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을 뿐 현재경기판단지수(62→67), 향후경기전망지수(72→77), 생활형편전망지수(90→92), 현재생활형편지수(87→88), 가계수입전망지수(98→99)가 일제히 개선된 것이다.

고금리·고물가를 동반한 경기 둔화기를 맞았던 올해가 끝나기 전에 소비자심리가 반등 신호를 울린 것은 경제상황과 물가상황에 대한 대표적인 인식이 개선된 것과 맞물려 있다.

경제상황 인식에서는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예상인 금리수준전망CSI가 전월보다 12p 떨어진 107을 나타냈다. 지난 2월(-19p)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국이 이달까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내년 금리인하를 시사한 영향 등으로 시중금리가 안정을 찾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반년 만에 내림세다. 이날 한은이 내놓은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서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4.48%로 지난 5월(4.21%) 이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장기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대표적인 시중금리가 낮아진 것이다.

물가상황 인식의 핵심 지표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해넘이 전에 하락 전환에 성공하면서 전체 소비심리 개선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일반인의 향후 1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 대비 0.2%p 내렸다. 지난 6월 3.5%에서 7월 3.3%로 내린 이후 5개월 만의 하락이다. 7~9월 3.3%, 10~11월 3.4%에서 횡보해 오다 지난해 4월(3.1%)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인들이 앞으로 물가 상승을 확신해 임금상승 요구로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우려해 한은이 근원물가와 함께 예의주시하는 이 물가심리 지표는 하반기 들어 석유류와 농산물가격 상승으로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2%대로 낮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같은 요인으로 8월(3.4%), 9월(3.7%), 10월(3.8%) 상승하다가 지난달 어렵게 3.3%로 떨어졌는데, 이 내림세가 일반인의 물가 기대심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소비자들의 물가 눈높이가 12월 들어 보고 들은 국제유가, 농산물가격 하락 등의 정보를 반영해 낮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한은 전문가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분기 2.5%까지 떨어졌다가 4분기 3.0%로 다시 높아졌고, 국제경제조사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전문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9월 2.4%에서 10,11월 각 2.5%으로 다소 올라간 상태다.

문제는 일반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이 추세를 이어가면서 얼마나 빠르게 떨어질 수 있느냐다. 한은의 전망으로는 일반인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실제 소비자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비해 더디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인플레이션 시기 중 물가 상승국면과 둔화국면에서의 기대인플레이션 조정 [자료=한국은행 제공]
고인플레이션 시기 중 물가 상승국면과 둔화국면에서의 기대인플레이션 조정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지난 20일 내놓은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자료에서 “최근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등락하는 모습”이라며 “고인플레이션 기간 내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시기(2021년 중반∼2022년 중반)에는 기대인플레이션도 이와 비슷한 속도로 빠르게 상승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시기(2022년 중반 이후)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 흐름에 비해 더디게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경제 주체의 물가 관심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6.3%)가 기대인플레이션율(4.7%)은 이번 물가 상승기에서 나란히 고점을 찍었는데, 피크아웃(정점 통과) 이후 둔화 폭은 지난달까지 각각 -2.0%p, -1.3%p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번 고물가 기간 중 물가 둔화기에 일반인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더디게 조정되는 것과 관련해 한은은 “지난 2~3년간 일반 소비자들의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의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최근 실제 인플레이션이 기조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더디게 조정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 속도는 실제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에 비해서는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더디게 둔화하면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향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물가전망 경로에서 더욱 세밀하게 짚어야 할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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