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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수출, 20개월만에 반등 '예열'...교역 회복 수준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1.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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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새해 들어 한국의 최대교역국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 길의 먹구름도 걷히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전선에서 가장 오랫동안 부진을 보여온 대중국 수출이 실로 20개월 만에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다. 전체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세,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행진으로 경기 회복기의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주력품목 반도체의 수출 회복세 속에 대중 수출이 월간 증가 전환을 ’예열‘하는 모양새다.

새해 첫달 초순 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가운데 대중 수출이 10.1% 늘어나면서 1년 8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뒤 중순까지의 수출 지표는 엇갈렸다. 1~20일 전체 수출이 1.0% 역성장한 반면 대중 수출은 0.1% 늘어나며 플러스 흐름을 유지한 것이다.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관세청이 22일 공개한 ’1월 1∼20일 수출입 현황(통관 기준)‘에 따르면 새해 첫달 들어 중순까지 수출은 333억3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10일 두 자릿수(11.2%) 증가에 비하면 큰 반락이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1억5000만달러)은 2.2% 늘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5.5일로 1년 전보다 0.5일 적었다.

또한 지난해 이른 설날(1월 22일)을 앞두고 중순에 통관이 집중된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지표가 일시 부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이달 하순 조업일수가 1년 전보다 3일 늘어나게 됨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지속돼 온 수출 증가세는 4개월 연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은 35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6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비중이 큰 반도체가 19.7%, 승용차가 2.6% 각각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1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한 반도체는 지난달 월간 증가율(19.1%)을 웃돌았지만, 이달 초순 증가율(25.2%)에는 못 미쳤다. 지난해 수출 비중이 역대 최대치(11.2%)를 기록하며 경기 둔화기의 수출 버팀목이 됐던 승용차의 경우 지난달(19.2%)보다 증가율이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초순(2.2%)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무엇보다 대중 수출 반등세가 다져지는 흐름이다. 1~20일 0.1% 늘어나 초순 증가율(10.1%)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플러스 추세는 이어갔다. 2022년 5월의 초순(9.7%)과 초·중순(6.9%) 이후 각각 증가세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달 1~20일 0.4% 감소에 비해서도 뚜렷한 개선세다. 이같이 견조한 흐름으로 본다면 이달 월간 대중 수출 지표까지 반등해 역시 2022년 5월(1.3%) 이후 20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을 이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만 해도 대중 수출 호전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월간 기준으로 중국이 2003년 6월 이후 20여년 만에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 지위를 미국에 내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대중 수출은 반도체 회복 지체로 전년 동월 대비 3.0% 줄어든 109억달러로, 자동차 호조로 20.7% 증가한 대미 수출(113억달러)에 뒤졌다. 하지만 이달 초순 대중 수출액은 32억달러로 대미 실적(26억달러)을 다시 앞지르기 시작해 1~20일에도 대중 수출액(68억달러)이 대미 실적(62억달러)을 웃돌았다.

1월 중순까지의 수출 실적 [자료=관세청 제공]
1월 중순까지의 수출 실적 [자료=관세청 제공]

’반도체의 겨울‘이 끝나가면서 ICT 수출 회복세가 대중 수출 경로에도 온기를 미치고 있는 흐름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국(홍콩 포함) ICT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18개월 만의 증가(15.5%) 전환에 이어 12월에도 16.3% 늘어난 78억6000만달러를 기록, 회복세를 키우고 있다. 이중 대중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경우 31.7% 증가한 58억3000만달러가 지난달 중국에 수출됐다. 산업부는 “휴대폰, PC 등 주요 ICT 기기 생산 시설이 다수 위치한 중국은 글로벌 ICT 수요 회복 흐름에 따라 부분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대중 수출이 새해 들어 호조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면서 15개월 연속 적자 늪에 빠져 있는 대중 무역수지도 얼마나 개선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대중 수입이 8% 감소한 사이 수출이 20% 급감한 영향으로 연간 대중 무역수지는 180억달러 적자로 1992년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달 적자 규모는 2200만달러까지 축소된 상태다.

대중 교역 활성화는 지난해 중국의 내외수 성장 둔화로 리오프닝(경제활동) 효과가 미미했던 것처럼 예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아세안, 유럽연합, 미국, 일본에 이어 중국의 5번째 교역국이다. 과거엔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내수·수출에 활용하는 중국의 산업구조가 수출품목에서 한국과 경합할 만큼 기술자립도 향상 방향으로 바뀐 것은 한국 상품 수입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떼어놓기 위한 미국과 서방 주요국의 디리스킹(위험해소) 행보에 한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의 루샹 연구원은 “한국의 선박과 자동차 수출이 중국에 밀리고 있으며, 미국의 압력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축소되면서 이들 인접국 간의 경제·무역 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의 디리스킹 기조에 동조화해 가장 유력한 교역품목인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할 경우 올해도 한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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