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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금리인하, 늦어질 때가 더 위험"...굳혀지는 '6월 피벗' 대세론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3.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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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일찍 이뤄지는 것보다 늦어질 때 더 위험하다.”

로이터통신 서베이에서 이코노미스트의 85%가 동의한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에 대한 견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게 오히려 경제 위험을 키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따라서 그간 늦춰지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시계는 ‘6월 가동’ 예상으로 수렴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CG)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CG)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108명을 대상으로 이달 5~11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분의 2인 72명이 오는 6월에 연준의 첫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조사에서 절반가량이 6월 인하를 예상했는데, 올해 반환점을 도는 시점의 피벗 전망 응답이 늘어났다. 17명(15.7)은 5월, 19명(17.5)은 7월 이후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반기 통화정책보고서를 제출한 미 의회에 출석해 “금리인하로 정책을 전환하기 위해 물가목표(2%)가 달성 가능하다는 확신이 필요하며, 그 확신 시점은 멀지 않다(not far)”고 강조한 뒤 시장의 ‘6월 피벗론’이 굳혀지는 흐름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지구촌에 큰 충격과 많은 후유증을 낳았던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연준의 피벗은 지난해 12월 수면 위로 올라왔다. 파월 의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FOMC 위원들의 관점”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언제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히면서 피벗 논의가 공식화됐다.

하지만 시장의 과열되는 기대감과 달리 물가, 성장, 고용 지표 등에서 연준이 여전히 결정적인 확신이 필요하다고 번번이 선을 그으면서 금리인하 개시 시기 예상은 3월에서 5월로, 다시 6월로 점차 밀려나 왔다. 특히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둔화세로 3%대(3.1%)를 유지함에 따라 연준은 ‘데이터 디펜던트(관련지표 의존)’ 스탠스를 취했지만, 더 이상 피벗 시기를 미룰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확신이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 때 연준이 “일시적”이라고 치부하다가 현재 고금리(5.25%~5.50%)를 부른 과속긴축으로 대응해야 했던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서는 피벗 타이밍을 마냥 늦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인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도 “시장의 책정(조기인하 기대)과 달리 지난해 9월부터 로이터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2024년 중반 인하를 일관되게 예측해 왔으며, 최근 조사에서는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가펜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정책 기조 정상화를 시작하기 전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진전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연준이 6월부터 점진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만큼 충분한 확신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내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서는 온도차가 있다. 절반에 가까운 52명이 지난해 12월 FOMC 위원들이 제시한 점도표(금리 전망치)의 2024년 인하 폭 0.75%포인트(p,중간값)의 유지(43명) 또는 그 이하를 점쳤다. 오는 19~20일 FOMC 회의에서 점도표가 바뀔 것이라고 예상한 이코노미스트는 44명에 달했는데, 그중 38명은 인하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본 반면 나머지 6명은 인하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2024년 점도표 중간값이 상향 조정될 위험을 높인다"면서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올해 75bp((1bp=0.01%포인트) 인하"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IB들은 6월부터 금리곡선이 꺾이는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다만 올해 인하 폭은 100bp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제금융센터가 11일 공개한 ‘주요국 경제 및 통화정책에 대한 IB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오는 6월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내 4회에 걸쳐 모두 1.0%p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4.25~4.50%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동조화 경향이 짙은 유럽과 영국도 6월 피벗에 들어간다. 영국도 미국과 같은 수준인 100bp 내리고, 유로존은 5차례에 걸쳐 125bp 인하할 것으로 점쳐졌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유로존, 영국 모두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이 예상되나 임금 등 서비스 물가 상승률의 하방 경직성 등을 반영해 디스인플레이션 속도는 둔화될 전망"이라며 "금융시장은 미국, 유로존, 영국에서 6월 일제히 금리인하에 나서는 상황을 반영해 위험선호 성향이 높아지고 있으나, 주요 중앙은행들이 지표 의존적 정책 스탠스를 나타내고 있어 통화정책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과 피벗 시점 예상. [자료=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제공]
금융시장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과 피벗 시점 예상. [자료=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제공]

한국은행도 연준의 통화정책을 분석하면서 시장의 6월 피벗 전망을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12일 내놓은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에서 금융시장의 올해 정책금리 인하 예상 폭이 축소된 가운데 6월 금리인하 개시 전망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상승 압력 완화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면서 금융시장 지표에 반영된 올해 말 기준금리가 지난달(4.18%)보다 높은 4.41%(11일 기준)를 기록했고, 연준의 정책전환 예상 시점도 지연돼 주요 IB 10곳 중 8곳이 6월 인하를 전망했다. 뉴욕사무소의 IB 대상 자체 서베이 결과, 지난달에 인하 시기를 6월로 설정한 IB가 5곳이었는데, 한 달새 3곳이 더 늘어난 것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제약적인 정책기조를 너무 이르거나 과다하게 완화할 경우 물가상승압력 완화 추세를 반전시켜 더욱 긴축적인 정책이 요구될 수 있으며, 반대로 너무 늦거나 과소하게 완화하면 경제활동과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FOMC는 입수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및 리스크간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해 정책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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