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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인플레 전망 올리고도 올 '금리인하 3회' 고수...'2% 물가목표' 접는 신호?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3.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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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5회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올해 들어 불거지는 물가 불안에도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유지했다. 더욱이 올해 성장과 물가 눈높이를 올리면서도 피벗(통화정책 전환) 첫해의 금리 조정 강도를 고수하겠다는 스탠스를 보였다. 지난 1,2월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고 연내 인하 횟수도 2회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던 시장이 일제히 환호한 이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연준 목표 수준인 2%로 둔화하기까지 "그 여정이 울퉁불퉁(bumpy)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통화정책 전환기에 얼마나 인플레이션을 감내하고 용인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P/연합뉴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6월 15개월 만에 5%포인트(p) 넘게 올린 과속긴축을 우선 멈춤했다가 7월 한 번 재인상 이후 9월부터 5회 연속 동결 기조다.

파월 의장은 FOMC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1,2월 우리는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고, 앞으로도 그런 여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점진적으로 물가안정 목표(2%) 수준으로 둔화하는 전반적인 이야기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6개월 물가 지표만으로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완화에 대한 확신을 내리지 않은 것처럼 올해 들어 두 달간 다소 부정적으로 나타난 데이터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과잉해석을 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1∼2월 물가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끄집어내지 않았다"는 그의 표현에서 단기 지표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묻어난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등 시장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과 더불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고 평가하는 대목은 올해 금리 중간값을 4.6%로 제시한 점도표였다. 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 전망치를 점 찍어 연준이 3개월마다 공개하는 점도표의 눈높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았다. 현 금리보다 0.75%p 낮은 것이며, 통상적인 조정 폭인 0.25%p씩 내릴 경우 피벗 첫해 금리인하는 3차례가 예상된다.

이에 이날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가 1%p 안팎 상승으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역대급 ‘안도랠리’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3만9512.1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5224.62), 나스닥지수(1만6369.41)가 같은 날 나란히 사상 최고(종가 기준)로 마감한 랠리는 2년 4개월 만이다.

씨티는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더라도 금리인하가 임박했음을 비둘기파적으로 전달했다"고 평가했고, 캐나다왕립은행(RBC)도 "연준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 분명히 우려하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연준이 20일 공개한 경제전망 핵심 지표의 지난해 12월과 비교한 변동. [자료=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제공]
미 연준이 20일 공개한 경제전망 핵심 지표의 지난해 12월과 비교한 변동. [자료=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제공]

더욱이 올해 성장률과 핵심 물가 지표 전망치를 석 달 전 경제전망(SEP) 때보다 모두 큰 폭으로 상향하면서도 금리인하 폭은 조정하지 않았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에서 잠재성장률(1.8%)을 뛰어넘는 2.1%로 대폭 높이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전망치도 2.4%에서 2.6%로 올렸다.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 호조세가 이어지고 핵심 물가도 2%대 후반으로 높아진다면 금리인하의 명분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지만, 피벗 방향을 잡은 만큼 초반 정책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선 적어도 통화완화 전환 첫해의 금리인하 폭은 손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 시각에는 온도차가 있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연준은 2% 물가 목표 달성까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더 오래 견딜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아예 '2% 물가목표'를 조용히 버리려 한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소비자·생산자물가 지표보다 PCE, 특히 근원 PCE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데이터로 중시해온 연준이 그 전망치를 상향하면서도 금리인하 폭을 조정하지 않은 것에 주목해서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찬 호프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려는 의지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조용히 중단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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